나에게 쉼이란 속세와의 단절이며 자연과의 소통이다. 바쁜 일상, 시끄러운 도시 소리에서 벗어나 자연을 내게 흡수시키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의 ‘쉼’이다.

모형의 가장 하단에 있는 공간은 자연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중 하나이다. 모형을 물 위에 올려두면 공간 속의 객체는 물과 소통하며, 풀밭 위에 모형을 올려두면 모형 위의 객체는 풀과 소통한다. 눈밭, 공중 위도 마찬가지이다.

벽과 커브를 적용하여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과는 빛을 통해 소통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느 곳이든 어떠한 방식이든 ‘쉼’이 될 수 있다. 나에게서 쉼이 이렇다 하여 타인에게까지 쉼이 같은 의미인 것은 아니다. 다양한 곳을 바라보고 다양한 곳에 위치하여 있는 사람 모형을 통해 다양한 쉼에 대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단 한 걸음을 내딛는 것만으로 자신만의 공간에 속할 수도, 타인과 함께하는 공간에 속할 수도 있다. 혼자만의 공간, 함께하는 공간 중 본인이 원하는 공간을 택할 수 있으며 어떠한 공간을 선택하든 그것은 선택하는 이에게 ‘쉼’이 될 수 있다.

사람과 소통을 하는 모습, 사람과 소통을 할 수 있음에도 소통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서도 다양한 의미의 쉼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다.

또한 쉼이란 모든 것이 리셋되는 순간이다. 즉,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고 바쁘고 정신없는 삶 속에서 유일하게 나를 나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를 표현하였다.

2020

박진서